최근에 실손보험 청구 간편 화법이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원회에 통과됐습니다. 무려 14년 동안 미루어왔던 법안이 실현될지 관심이 모여집니다. 법률 개정안 속에는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전문 중계 기관에 위탁하고 청구 과정을 전산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손 보험 현황
실손 보험은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는 의료보험입니다. 실손 보험은 건강 보험 급여 항목중 개인 부담 부분과 비급여의 일정 비율을 보상해 주는 보험입니다. 실손 보험은 가입하기 쉬운데 보험금을 타는 것은 상당히 귀찮고 까다롭습니다. 보험금을 받으려면 4~5장의 서류를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아 보험사에 청구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데 용어가 어렵고 익숙하지가 않아 한번에 제대로 된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지 못해서 얼마 소액이라도 받겠다고 병원을 여러 번 방문하는 일이 많은 상황입니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실손보험 청구를 중간에 포기한 경험이 있는 이유입니다. 청구만 하면 받을 수 있는데 소액이고 귀찮아서 청구를 하지 않은 보험금이 3년간 7천4백억 원 정도나 됩니다. 보험사들이 3년간 7천4백억 원이 수입으로 잡혔다는 이야기입니다. 2023년 5월 17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법안이 국회로 올라온 지 14년 만의 일입니다. 이 법안이 적용되면 병원에 청구 의사만 밝히면 신청이 끝이 납니다. 나머지는 병원과 보험사가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병원에 서류를 떼러 다니고 이것을 보험사에 접수하는 수고가 사라집니다. 절차가 간소화되면 실손보험 청구율이 높아져서 보험사에서 수입으로 잡혔던 연 2,500억 원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적극 찬성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의 시각과 찬성 입장
1.매년 청구 건수는 1억 건에 달하고, 건당 4장 이상의 서류가 보험사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2. 건수마다 상담하고 접수해서 처리하는데 인력투입 문제가 부담이 큽니다.
3. 병원이 실손보험 청구 내용을 전산 입력하면 보험사는 내용을 확인하고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4. 병원과 보험사가 전산으로 연결이 되고 입력업무가 보험사에서 병원으로 넘어가서 보험사 인건비가 줄어듭니다.
5. 서로 전산이 연결된다는 것은 다른 많은 것이 잠재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말입니다.
6. 지금보다 많은 의료 정보를 보험사가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7. 현재 많은 보험사가 매년 3조 정도를 실손 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대부분 백내장 수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8. 백내장이 아니라 노안으로 시력을 좋게 하려고 백내장 수술을 하고 실손 보험금을 타고 있었습니다.
9. 보험사는 개인의 의료정보와 빅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고, 더 정교하게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10. 보험사는 매년 2,500 수입을 포기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점이 있어서 찬성하고 있습니다.
의료계 반대 입장과 명분
1. 환자의 의료정보가 보험사에 모두 넘어가면 보험사가 이를 이용해서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2.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병원에서 보험사로 정보를 바로 주지 않고 중간에 기관을 하나 둬서 병원에서 나오는 정보중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정보만 보험사에 준다는 대안이 나왔습니다.
3. 의료정보의 중계기관으로 처음에는 국가 기관인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으로 법안이 진행됐습니다.
4. 심평원은 병원의 과잉진료를 막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병원과는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5.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의 진료 세부내역이 심평원에 집중되면 심평원이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6.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하자 대안으로 나온 것이 보험 개발원입니다.
7. 의료계는 보험 개발원도 반대하고 있는데 보험개발원은 보험회사들이 출자해서 만든 회사라 보험사 입장에서 일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른 시각
반대 입장은 의료계뿐만이 아니라 환자들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소액 보험금은 잘 지급하더라도 금액이 큰 보험금을 지급할 때 지금보다 많은 의료정보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명분을 찾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험을 가입할때 고지의무가 있는데 보험금을 지급할때 위반이 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병원에 다닌 적이 없다고 기재했는데 실손 보험금을 탄 이력이 있으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도수의학회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수 치료는 보험과 비보험의 영역이 불분명한 치료법입니다. 보험사에 많은 정보가 넘어가면 실손보험 처리가 힘들어지는 도수 치료법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간호법에 이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도 의료계의 반발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다방면의 입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국민을 보다 편하고 실속 있게 보호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 되는 부분들은 최소화하는 법안을 서로 의논하여 좋은 법안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열심히 일해서 세비가 아깝지 않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것입니다.